“앤디 워홀밖에 모르는데 프리즈 서울을 즐길 수 있을까.”
4일 오후 1시.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양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 서울 2025’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로 향했다. 3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 호피 무늬 안경에 가죽구두를 신은 ‘미술 전문가’들 사이에 덩그러니 남겨진 ‘미알못(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기자는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가득한 상태로 QR코드를 찍고 프리즈 서울에 입장했다.



'프리즈 서울 2025'의 C홀 입구. 서울 코엑스 3층에 위치해 있다. /김정은 기자


프리즈 서울 입장로는 두 갈래다. 신진 체리마스터 비법
작가 작품을 먼저 보고 싶으면 C홀, 거장들의 작품을 원하면 D홀의 게이트를 택하면 된다. 기자의 선택은 D. 우선 ‘프리즈 마스터스(Frieze Masters)’를 통해 거장들의 작품을 보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고대 유물부터 20세기 작품까지 수천 년의 미술사를 관통하는 걸작들이 전시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세계적 갤러리 가고엠게임주식
시안(Gagosian). 무라카미 다카시의 ‘A Picture of the Blessed Lion Who Nestles with the secrets of Death and Life(2014)’ 작품 앞에는 인파가 몰렸다. 하우저앤워스(Hauser & Wirth) 부스에는 루이스 부르주아, 캐시 조세포위치, 제프리 깁슨, 라시드 존슨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주식급등주
품이 걸렸다.



'프리즈 서울'의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 갤러리 신라, 아시아 아트 센터, 가나 아트, 학고재 갤러리 등이 위치해 있다.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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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거장급 갤러리인 가고시안(Gagosian) 갤러리에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A Picture of the Blessed Lion Who Nestles with the Secrets of Death and Life’(2014)가 전시되어 있다. /김정은 기자


국내 갤러리의 존재감도 뚜렷했다.atstar
학고재 갤러리는 김환기, 이중섭과 함께 한국 대표 거장으로 꼽히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선보였다. 달항아리와 나란히 걸린 그의 작품 앞에서는 관람객들이 “저게 박수근 작품이래”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전날 학고재에 걸렸던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20억 원에 판매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선 갤러리(이정지 작가), 우드슨 갤러리(최상철 작가) 등도 눈길을 끌었다.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한 뒤 연결 통로로 향하자, LG전자의 부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4년 연속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한 LG는 고(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올레드 TV로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였다. 선명한 색감 덕에 실제 작품과 디지털 아트의 경계가 모호하게 느껴졌다. 오혜원 LG전자 MS경험마케팅 상무는 “LG는 프리즈와 구겐하임 등 세계적 아트 기관과 협업해 서울·런던·뉴욕 등에서 기술과 예술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프리즈 서울 2025'에서 한국 단색화 거장 故 박서보 화백의 작품을 LG 올레드 TV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였다. /김정은 기자


C홀에서는 신진 작가들을 조명하는 ‘포커스 아시아(Focus Asia)’ 섹션이 열렸다. 도쿄 콘 갤러리의 요코테 다이키, 서울 백아트의 추미림, 상히읗의 정유진, 타이베이 PTT 스페이스의 크리스틴 티엔왕 등 젊은 작가들이 무대를 꾸몄다.
상히읗 갤러리는 녹슨 철봉에 고철 드론을 고정한 작품 ‘스크라퓰란스(Scrapulance)’를 선보였다. 이는 2024년 부산비엔날레 설치작품 ‘WoW’를 해체·재조합한 작품이다. PTT 스페이스의 크리스틴 티엔왕 작품은 인터넷 밈(meme)에 메시지를 입힌 팝아트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상히흫 갤러리에는 정유진 작가가 제작한 '스크라퓰란스(Scrapulance)'가 전시되어 있다. /김정은 기자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 참가한 PTT 스페이스. /김정은 기자


기업 부스도 눈에 띄었다. 아디다스는 성수동 에스 팩토리에서 활동하는 작가 빠키(VAKKI), 안준(AHN JUN), 에미 쿠사노(EMI KUSANO)와 협업해 한정판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관계자는 “아디다스는 아티스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장르 확장을 추구하는데, 이 방향성이 프리즈 서울과 잘 맞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SK인텔릭스의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NAMUHX)가 최영욱 작가와 선보인 협업 전시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무엑스는 최영욱 작가의 ‘쉼표’ 프로젝트의 대표작 Karma 시리즈 6점과 함께 웰니스 로봇을 선보였는데, 관람객들은 최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나무엑스의 제품과 사진을 찍는 등 전시를 즐겼다.



4년 연속 '프리즈 서울'의 파트너로 참가한 노루페인트. /노루페인트 제공


프리즈 서울에는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4년 연속 프리즈 서울의 공식 로컬 파트너로 참여한 노루페인트는 전시 공간 연출을 담당했다. 전시장 전체와 작품이 걸린 가벽의 색을 컨설팅하고, 주제와 분위기에 맞춰 맞춤형 도료를 제작해 제공했다. 현장에서 만난 담당자는 “매년 발표하는 컬러 트렌드 북을 바탕으로 48개 색상을 제안하면, 각 갤러리가 원하는 색을 선정해 조색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 2025는 오는 6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5~6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반 관람객이 입장할 수 있다. 같은 기간 1층에서는 한국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Kiaf SEOUL)’도 함께 개최돼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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