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 주일 한국대사가 18일 일본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서혜진 도쿄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이달 말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먼저 외교·안보 분야에서 ‘룰 세팅(rule-setting)’을 마친 뒤 한국이 뒤따르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혁 주일 한국대사는 “룰 세팅을 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도쿄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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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안정, 에너지 이슈, 방위비 문제 등에 대한 룰 세팅을 마친 뒤 한국으로 오면, 결과적으로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전 세계는 미국, 아시아는 일본이 주도하는 룰 세팅이 끝나고 한국은 팔로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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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는 지난 16일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 합의 이행과 일본의 방위력 강화가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30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일정에 맞춰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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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의원은 “과거 관세 협상도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먼저 하고 우리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국익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 다소 취약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에너지나 경제안보, 공급망 관련 룰 세팅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일본의 새 총리가 이번에임하이 주식
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룰 세팅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신임 총재가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미일 관세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실제로 재협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송 의원 질문에 정경록 주일한국대사관 상무관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재협상을 추진한다면 전체적인 상황필링크 주식
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미일 관세협상 결과와 비교하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일본은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에 대해 2.5%의 기본 관세를 적용 받다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돼 총 27.5%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미일 무역합의에 따라 지난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한국은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0%였던 자동차 관세가 25%로 적용받고 있다.
송 의원은 “관세 협상 결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매월 약 7000억 원의 막대한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며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는데, 우리는 왜 못 하는지, 안 하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도 “국민들이 관세협상 결과를 두고 일본과 한국을 많이 비교하고 있다”며 “가장 큰 불만은 일본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고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합의서까지 체결했는데, 한국은 실무협상이 잘됐다면서도 합의서를 체결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한국은 자동차 관세 25%를 적용받아 손해가 크다”며 “일본처럼 합의서를 체결한 뒤 추후 실무협상을 이어갈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대미 투자 규모도 일본은 5500억 달러, 한국은 3500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정한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제가 25년간 국제정치를 공부하고 미국 문제를 연구해왔는데 일본이 협상을 잘했다는 말은 참기 어렵다”며 “일본이 룰 세팅을 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룰 브레이킹(rule-breaking)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이 관세 합의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의심해 분기마다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미이행 시 자동차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한 것은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며 “이 모든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일본이 먼저 민폐를 끼친 셈”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과 유럽, 일본이 공조해 대응했어야 하는데, 일본이 먼저 담을 무너뜨려 미국이 일본을 통해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투자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이 태도를 바꾸기 전까지는 그 요구에 서명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경록 상무관은 “미국은 대미 흑자 규모 등을 고려해 국가별로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이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