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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러시아가 서구 문명으로부터 ‘이혼’하는 과정을 겪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를 더 촉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은 슬료즈킨 교수를 5일 만났다.



청담현대스위스 유리 슬료즈킨 미국 UC 버클리 명예교수가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Q : 이오시프 스탈린은 민족문제에 정통했나. A : 스탈린은 1922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되기 전 민족인민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소련의 민족정책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었다 부동산브로커 . 소련 자체가 독특한 실험이었다. 역사상 최초로 다민족 국가로 구상된 국가였다. 모든 영토와 소련 시민은 민족적으로 규정됐다. 소련은 처음엔 토착화 정책을 폈다. 민족 엘리트를 양성하고, 민족 언어·문화를 장려했다. 1930년대 중앙집권을 통한 근대화를 위해 공식적으로 인정한 민족 단위 수를 줄이면서,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채택했다. 그런데도 민족-영토 연 설정비 방의 원칙은 그대로 남았다. 결국 소련은 연방 공화국의 경계를 따라 붕괴했다.
Q : 소련의 민족정책 유산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어떤 영향을 줬나. A : 우크라이나는 특별한 요소가 있었다. 첫째 대기근(홀로도모르)이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결국 민족주의적 쟁점이 됐다. 둘째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이 문화적으로 매우 가까워 두 8000만원 집단을 명확히 가르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사실상 러시아어 사용 지역이다. 서쪽으로 갈수록 달라진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던 갈리치아(우크라이나 서부)는 언어와 종교에서 별개의 문화권이다. 중간 지역은 불확실하다. 러시아인과 우즈베크인은 확실히 구별되지만,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매우 모호하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은 역사적 유동성 2014년lh국민임대아파트모집공고 과 문화적 근접성 때문에 쉽게 논쟁 대상이 될 수 있다. 니키타 흐루쇼프가 크림 반도를 우크라이나 공산당에 ‘선물’한 게 대표적이다.



유리 슬료즈킨 미국 UC 버클리 명예교수가 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Q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한 이유는. A : 푸틴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로 확장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 러시아어 사용 인구를 차별한다고 봤다. 그는 “2014년 행동(우크라이나의 강제 중립화)하지 않은 게 실수였다.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나토 회원국으로 변했다. 그래서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Q : 러시아 제국은 부동항(不凍港)을 찾았고, 소련은 완충지대를 확장하려 했다. 팽창주의 본능이 러시아 역사에서 이어졌나. A : 러시아는 제국이다. 다른 강대국으로부터 존중을 요구하며, 국가 이익과 안보 우려를 영토 너머까지 확장한다. 우크라이나 같은 국가엔 간섭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과 유사하다. 이번 전쟁은 두 제국 간 충돌이다. 하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제국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적이고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러시아다. 그런데 러시아는 너무 크고 너무 강력해(핵 보유) 위성국으로 전락할 수 없다. 서방 중심의 국제 안보 체제에 러시아를 완전히 통합하는 건 애초 어려운 일이었다.
Q : 대다수 러시아인은 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나, A : 러시아의 많은 전문직·지식인·엘리트는 이미 해외로 나갔다. 도덕·정치적 이유로 전쟁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러시아인은 푸틴과 국가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상당 부분 ‘내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다수 러시아인에게 공감대가 크다. 그래서 ‘NATO 확장의 위험’과 ‘우크라이나 정권의 급진적 민족주의’라는 정부의 공식 설명을 받아들인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다음에 다른 나라로 쳐들어갈 것이란 서방의 예측은 설득력이 약하다. 나는 푸틴은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우크라이나는 문화적으로 가깝고, 서방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늦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크렘린이 아직 해볼 만하다고 느낀 특별 사례다. 반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완전히 다른 민족이며 이미 서방에 편입돼 다. 우크라이나의 운명만이 여전히 불확실했다.
이철재 국방선임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