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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베를린, 보스턴, 시카고, 런던, 도쿄, 뉴욕을 달리며 국가, 도시마다 개성 다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역사, 지역 특성에 따른 문화 특색, 시민의식이 마라톤 대회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느낌이었다. 도쿄는 미국, 유럽 중심의 메이저 마라톤 대회지 중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다. 우리나라와 제일 가깝고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면서 운전 방향부터 다른, 같은 듯 다른 문화의 나라. 일본의 수도에서 개최되는 도쿄 마라톤은 질서 정연하면서도 열렬한 시민들의 응원이 돋보이는 대회였다. 꼼꼼하고 세심한 절차의 대회 운영이 미국, 유럽 대회에서 경험한 것과 차이가 느껴졌다. 비상장주식담보대출 일본에 마라톤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어왔지만 시민 러너들이 대회에 임하는 진지한 태도와 노련한 레이스 운영도 인상 깊었다.
도쿄 마라톤은 3월 첫째 주 일요일에 개최되고 대회 참가 신청은 해당 대회 1년 전 8월에 이루어진다. 일본 내에서도 참가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서 자국 내에서도 대회 신청이 어렵다고 한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육 행복가득희망적금 성에 공을 들여왔고 육상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과 육성으로 아시아 중에 육상 강국이다. 마라톤 선수들도 남녀 모두 층이 두껍고 기록과 기량이 훌륭한 엘리트 마라톤 선수들이 세계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 시민들도 마라톤에 대해 관심이 높고 자국에서 개최되는 세계 메이저 대회인 도쿄 마라톤을 달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로 거치후원금균등분할 3년간 연기…100일 훈련 물거품
나는 ‘언젠가는 당첨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2016년부터 도쿄 마라톤을 신청해왔다. 해마다 낙첨되다가 2020년 3월1일 개최되는 도쿄 마라톤 대회에 당첨이 되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3주 전,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러너는 참가할 수 없게 되었다. 대회 참가 자격을 1년 뒤로 연기해 주었는데, 2 무지개론 021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해서 다시 미뤄졌고 2023년에서야 도쿄 마라톤을 달릴 수 있었다. 마라톤은 당일에 그냥 뛸 수가 없고 최소 100일 정도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42.195km를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매일 운동하고 틈틈이 장거리 훈련도 해야 한다.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다가 대회 날이 임박해서 연기될 때마다 맥이 풀렸다. 2금융개인신용대출 그렇지만 돌아보면 3년 넘게 이어진 도쿄 마라톤 대회 준비가 코로나19로 단체 활동이 제한되고 대회가 없던 중에도 달리기를 이어가는 끈이 되었다.



2023년 도쿄 마라톤 출발구역. 필자 제공


2023년 3월6일 대회 날에도 코로나19 방역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이라 배번 픽업을 위한 엑스포 방문부터 마라톤 출발까지 검역 과정이 많고 복잡했다. 도쿄 마라톤 대회 방역 앱에 대회 일주일 전부터 매일 체온과 신체 상태를 입력하고 대회 참가 전날과 당일 코로나 검사도 두 번 했다. 음성 결과가 확인되어야 출발구역에 입장할 수 있었고 대다수 참가자가 출발구역에 밀집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도 주최 측에서 손 소독부터 당부하였다.
도쿄 마라톤은 도쿄 도청에서 출발해서 도쿄 도심지를 동서남북으로 통과해 도쿄역에서 마치는 코스이다. 대회 날 아침 기온이 6도였는데 30분 이상 달리며 몸을 덥혀놓았지만, 출발지에서 대기하는 동안 체온이 식어 꽤 추웠다. 다른 참가자들도 추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살이 달달달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달리기 훈련과 체중 조절로 지방도 별로 없는 마라토너들이라 더 추위를 많이 타는 것 같았다. 전 세계에서 모인 마라토너들과 함께 추위를 공유하며 기다림에 지칠 무렵 총성이 울렸다. 드디어 달릴 수 있다는 생각에 그 어느 대회 때보다 출발 신호가 반가웠다.
기록은 계획처럼 안 나왔지만
그런데 출발은 했는데 러너 물결에 갇혀서 원하는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주로가 참가자들로 꽉 들어차서 추월해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마음먹은 대회 운영 페이스보다 많이 뒤처졌지만 무리하게 뚫고 나가기보다는 그냥 러너 물결에 몸을 맡겼다. 주변의 응원과 도심의 풍광을 무대로 주인공이 된 나를 만끽했다. 이렇게 달리려고 코로나 기간에도 지속해서 달려왔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3년이나 미뤄지며 어렵게 준비된 도쿄 마라톤 밥상이 드디어 맛있게 차려졌으니 오롯이 즐기고 누려보기로 했다.



2023년 도쿄 마라톤에서 시민들이 질서정연하게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 제공


섬나라여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땀날 새가 없이 추웠다. 15km 지나면서 비로소 몸이 풀리고 신나는 느낌도 나고 미소가 지어졌다. 한해 전 가을 JTBC 서울 마라톤 때도 15km 지점인 광화문에 들어서면서 몸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졌던 생각 났다. 마라톤은 초반에 너무 일찍 몸이 풀리면 오버페이스를 범할 수 있어 차라리 늦게 풀리는 게 대회 운영에 좋다고 하기도 한다. 계획했던 것에서는 늦지만 몸의 느낌과 주로 상황에 맞추어 달리기를 지속했다. 그리고 하프 지점을 1시간38분에 통과하고 주로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도쿄 마라톤 코스는 몇몇 업힐 구간을 빼고는 대부분 내리막이라 기록 내기 좋다. 엑스포에서 만난 일본 러너가 도쿄 마라톤 코스가 고속도로 코스(highway course)라더니 과연 그랬다. 그런데 내리막도 계속되니 다리에 충격이 누적되어 힘들어 오르막이 나오면 되레 반갑기도 했다. 25km 지나면서는 참가자들이 분산되면서 빈 공간도 생기고 달리기가 나아졌다. ‘지난 겨울 km당 4분15초 페이스로 2만m도 달렸었다. 훈련해 온 나를 믿자!’ 하고 페이스를 더 올려 달렸다.



2023년 도쿄 마라톤. 필자 제공


뒤처졌던 초반, 오히려 힘 비축
주로에서 시민들이 “감바레!”, “Keep going!”, “대한민국 파이팅!”, “KOREA!” 응원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보내주는 응원을 만끽하며 달려 나간다. 3년 전 준비해 둔 태극기를 경기복 상의 앞뒤에 붙여 달렸다. 2020년 도쿄 마라톤 일정이 3월1일로 예정되어 있어서 태극기 마크를 준비해 두었는데 대회가 연기되는 바람에 사용하지 못했었다. 조금씩 페이스를 올릴 수 있었고, 35km에서 42km, 후반 7km는 전반에 비해서 빠르게 거리가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금방 42km가 되었고 195m를 40초쯤 주파하며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3시간15분50초로 도쿄 마라톤을 완주했다. 레이스를 마치고 나서도 다른 대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몸이 피로하지 않다. 인파에 갇혀서 15km까지 페이스를 낮추어 달리게 되면서 오히려 힘이 비축된 것 같았다. 도쿄 마라톤 2주 후 서울 동아 마라톤에 참가했다. 풀코스 마라톤을 2주만에 다시 달리는 게 무리가 되는 건 아닐까 내심 걱정이 있었지만, 오히려 도쿄 때보다 5분 기록이 단축되었다. 어쩌다보니 3년 넘게 이어진 도쿄 마라톤 준비 훈련이 효과가 있었다. 도쿄 마라톤 피니시 구역에서 완주 후의 기쁨과 여유를 만끽하며 연이어 들어오는 참가자들을 오래 바라보았다. 2019년 8월 대회 신청부터 시작한 도쿄 마라톤의 여정이 코로나19로 멈춰졌다가 2023년 3월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 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은?

세계 6대 메이저 베를린·보스턴·도쿄·시카고·런던 마라톤을 포함해 50여 차례 국내외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김세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임상교수가 연재하는 ‘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 전문은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코너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김 교수가 20년간 달리기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깨달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의 회복’을 원하는 독자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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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하는 정신과 의사 김세희의 ‘마인드 업’ 연재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SERIES/3322

김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