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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병무청은 2004년부터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모두 현역 복무한 가족을 ‘병역명문가’로 지정해 예우하고 있다. 올해는 총 6813가문, 3만 1642명이 선정됐다. 올해 병역명문가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상봉 씨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역명문가에 선정된 것은 가문의 명예이자 영광이고 가족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씨의 가문은 3대에 걸쳐 국가의 부름에 성실히 응한 가족이다. 그의 아파트 아버지인 1대 고(故) 이석우 씨는 6·25전쟁 참전 용사이며 2대 이상호, 이상훈, 이상문, 이상봉, 고 이상구 씨 모두 육군에서 현역 복무를 했다. 3대 이완희(이상호 씨 아들), 이건희·이준희(이상문 씨 아들), 이성희·이찬희(이상구 씨 아들) 씨 역시 모두 육군 현역으로 전역했다. 3대에 걸쳐 총 10명이 군 복무를 마친 셈이다.
취업알선무료 이 씨의 가족에게 군 복무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세대 간의 ‘의식’이다. 이 씨는 “입대 전날이면 온 가족이 모여 부모님과 형제들이 덕담을 나눈다”며 “또 입대 예정자의 머리를 아버지나 삼촌이 직접 잘라주면서 군 생활을 통해 진짜 사나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늘 ‘나라를 위한 일보다 귀한 건 없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 산업은행시중은행 오른다”며 “우리 가문에서 군 복무는 단순한 병역의무 이행이 아닌 국가를 수호하는 명예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씨는 현재 서울 석계역 인근에서 ‘이상봉참치’라는 참치 전문점을 운영 중인데 군 복무가 지금의 사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군대에서 배운 시간 엄수와 철저한 위생 관리 덕분에 지금의 일에도 자연스럽게 적용되고 직장인 커뮤니티 있다”며 “신선도가 생명인 참치 전문점에서 시간과 청결은 곧 손님에 대한 신뢰”라고 강조했다. 30년 넘게 요식업에 몸담고 있는 이 씨는 여전히 ‘군대식 규율’을 몸에 새기고 있다.



이상봉 씨가 인터뷰를 마친 후 병무청이 제공한 병역명문가 손펼침막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소득분위 . 성형주 기자



일부 병역 미필자들과 유명인들이 입대를 기피하는 것에 대해 이 씨는 국민의 의무를 강조했다. 이 씨는 “병역의무 회피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요즘 청년들이 병역을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봐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군 복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은 저의 신념”이라며 “군대에서 배운 협동심·인내심·리더십은 사회생활에도 그대로 이어지니 힘든 만큼 배움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역명문가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도 털어놓았다. 그는 “병역명문가증은 군 복무를 마친 사람에게만 발급되고 부모나 배우자·자녀는 발급 대상이 아니어서 각종 시설 이용 혜택을 받으려면 증서를 가진 가족이 동행해야 한다”며 “병역명문가는 가족 전체가 함께 이룬 명예인데 병역을 마친 남성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건 다소 불합리하다”면서 병역 이행자 가족도 동일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번 선친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 씨는 “아버지는 ‘병역을 마친 사위를 둔 딸이 효녀’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이에 2대 자손 중 딸 2명은 베트남전 참전 유공자와 최전방 전투사단에서 복무한 예비역을 남편으로 맞았고 그 아들들 역시 모두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세대를 이어온 병역의무 이행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가문의 큰 자랑”이라며 “군 복무는 가문의 역사이자 국방의 의무를 다한 증거이고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봉(왼쪽) 씨가 입대 전인 조카 이준희 씨의 머리를 잘라주고 있다. 이상봉 씨 제공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