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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국감은 늘 중심에 있었다. 국회의원이 검사를 추궁하는 유일한 제도였다. 이런 국회의원에 맞서는 검사들의 기세도 살벌했다. 인지, 내사, 수사 종결, 기소, 공판의 모든 걸 쥐고 있었다. 대검중수부는 국회의원 수사의 중심부였다. 정치인이 잠재적 수사 대상이었다. 이랬던 검찰청 국감을 이제 볼 수 없을 듯하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청이 폐지됐다. 1년 유예를 거치면 검찰도, 검찰청 국감도 없어진다.
마지막 국감을 치른 검찰의 회한이 많을 것이다. 휘둘리고, 공격받고, 무너지는 모습도 스스로 지켜봤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새차 할부 주가조작 사건 관련 공방이 있다. 검찰이 지난해 내렸던 무혐의 처분 경위에 대한 공세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도 다뤘다. 이른바 ‘관봉권 띠지 분실’ 추궁 등이 있다. 수원지검의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도 공방의 중심이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전성배 사건 등은 모두 검찰 손을 떠났다. 정확히는 특검에 빼앗겼다. 특검 기업농협인터넷뱅킹 이 옳다고만 볼 수 없다. 기존의 검찰 수사가 옳다고 말할 수도 없다. 공방 내용은 생략하겠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처지다. 사건을 빼앗겼다. 국감에서는 추궁만 받았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명쾌한 수사를 하지 못했다. 결론에 당당하지 못했다. 당시 대검 수뇌부 누구 하나 목소리 내지 않는다.
마지막 국감에 자연체다운 민망한 모습도 있다. 현직 검사가 외압을 주장하며 눈물을 쏟았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문모 부장검사다. 15일 환노위 국감장에 출석해 증언했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처리했다. ‘무혐의 처리하라는 외압이 있었다’며 울먹였다. 외압이 있었으면 당사자는 처벌해야 한다. 외압에 굴복했다면 사건 결론을 왜곡했다는 말인가. 그러면 그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지 우체국 희망적금 금 필요한 건 눈물이 아니라 책임이다.
국감장 밖은 이랬다. 현직 부장검사의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근무하는 A부장검사다. 알고 지내던 여성을 강제 추행했다고 알려졌다. 대검이 국감 하루 전인 22일 집무집행을 정지시켰다. 이 사건을 인지·수사한 것이 경찰이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해 넘겼는데 그 시점이 하필 국감과 주부저신용자대출 겹쳤다. 수사권 사라진 검찰과 수사권 커진 경찰의 대조적인 모습인가. 검찰에는 모욕적인 뒷모습으로 남았다.
2019년 5월 당시 검찰총장이 양복 상의를 흔들었다. “흔들리는 옷을 보는 게 아니라 흔드는 걸 시작하는 부분이 어딘지를 봐야 한다.” 정치 권력을 비판한 퍼포먼스였다. 그때 수사권 조정이었다. 그런데 6년이 지나고 검찰청이 아예 없어진다. 2025년 국감장이 고별 무대가 됐다. 여전히 무기력하고, 정치에 휘둘리고, 참담한 모습을 보였다. 잡아 흔든 잘못만 있을까. 기꺼이 붙잡혀 흔들린 잘못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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