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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8년 만에 신고가를 찍었다.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와 요금 인상 기대감, 'K-원전' 성장성 재평가 등이 반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전력 주가는 직전일 대비 1.17% 내린 4만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장중 4만4100원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국전력 주가가 4만4000원대 수준까지 오른 건 201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 전날까지 119.9% 뛴 한국전력 주가는 새 정부 들어서도 46%, 이달 들어서는 24.5%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건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 쌍용자동차서비스센터 투자자는 이달 들어 한국전력 주식을 24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가장 많이 담은 종목 상위 3위에 올랐다. 올 들어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을 제외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한국전력(1조2786억원)이다. 이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15.72%에서 21.35%로 5.63%포인트나 뛰었다.
2금융개인신용대출 증권가에선 원재료비 하향 안정화에 힘입어 올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 3분기 한전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5조35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역대 3분기 사상 최대 이익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표적 감소에 성수기 및 요금 인상 효과가 지속되며 분기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향 안정화된 에너지 가격이 연료비 감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올 3분기 연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6.5%, 구입전력비는 16.4%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세로 서부텍사스 새마을금고 햇살론 산원유(WTI) 가격이 지난해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올해 10월 56.99달러로 하락한 점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올 3분기 전력도매가격(SMP)는 kWh당 117원으로 2분기(122.7원)보다 낮아졌으며, 이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석탄 발전 가동률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174원 미래대부중개 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상승했다. 주택용 누진제와 산업용 요금 인상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발전 단가 효과로 전력 조달 비용이 9101억원가량 줄어 이익 개선에 기여했을 전망"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을 5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이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지연과 낮은 배당여력 탓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가가 2만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2월 주당 214원의 배당을 실시하며 2021년 이후 중단됐던 배당을 4년 만에 재개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기준 별도 순이익이 3조846억원으로 크게 개선된 만큼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 역시 합리적"이라며 "실적 추정치에 별도 기준 배당성향 20%를 적용하면 주당배당금(DPS)은 약 1800원, 시가배당률은 5.0%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원자력발전 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 한국전력은 100%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을 통해 'K-원전'(팀 코리아) 수출에서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발주처와 한수원이 EPC 턴키 계약을 체결하고 기자재 회사, 시공 회사에 다시 하도급 계약을 주는 형태다.
해외에선 한수원이 지난 6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를 총계약금액 26조원 규모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합의가 '굴욕 계약'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여러 비판이 있지만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서도 대형 신규 원전 건설 재개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원전 용량을 현재 100GW에서 2050년까지 400GW로 4배 확대할 계획으로, 지난 5월 트럼프 정부 원전 관련 행정명령 서명과 함께 우선 오는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팀 코리아의 미국 원전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 다양한 노이즈가 있었으나 이달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다 구체화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전력의 원전 사업과 관련된 기대감이 다시 주가에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