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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감기관 담당자들이 실시간 중계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이하린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 이 나이 먹고도 가슴이 벌렁벌렁해요."

국회 상임위원회 10개 중 절반의 국정감사(국감)가 동시에 열린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동료들과 국감 실시간 중계 화면을 지켜보면서 형광펜이 그어진 답변서를 유심히 읽어 당일바로대출 보던 한 피감기관 담당자 A 씨는 <더팩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어제 한숨도 못 자고 회사에서 바로 국회로 왔다"며 "의원실에서 질의서를 일찍 주더라도 어떤 답변을 할지에 대해 내부 결재를 받고, 답변서를 출력·제본까지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고 털어놨다.
이날 국회 본관은 국감 피감기관 담당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관들 간 자리 온가족통신비 싸움이 치열해 복도에 간이 책상을 설치하는 곳도 있었다. 사전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국회에 도착한 피감기관 담당자 B 씨는 "오늘 오전 7시 30분에 국회에 도착했다"며 "기관의 답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담당하는 분에게 연락해 작성해 달라고 하는 등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국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국정감사 기간, 8호선 연장 국회 곳곳에서 무한 대기 중인 피감기관 담당자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국감장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몰라 상임위 질의 과정을 모두 모니터링해야 할 뿐 아니라, 의원실 보도 자료와 각종 이슈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감사가 신협적금이자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피감기관 담당자들이 '무한 대기'하고 있다. /국회=이하린 기자



각 상임위가 여야 대치로 정회를 반복하면서 피감기관 담당자들은 하루 종일 '무한 대기' 상태다. 기관 담당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중계를 보며 메모하거나 전화를 돌려 답변 방향을 조율하는 모 개인신용인증서 습이 눈에 띄었다. "오늘은 날 샜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또 다른 피감기관 담당자 C 씨는 "당일 새벽에 질의서를 받아 답변서를 작성하고, 새벽 3시 반부터 이동하기 시작했다"며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감 전 의원실의 자료 요구 내용을 보면 어느 정도 질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 이에 맞춰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돌발 질문이 있는 경우도 많아 피감기관 담당자들은 준비한 답변서 외에도 상시 대비해야 한다. 의원실에서 보도 자료가 나오면 즉시 프린터로 출력해 돌려보면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식사 시간 전후로 에너지 음료나 과자 등을 매점에서 대량으로 사서 나눠 먹기도 했다. 피감기관 담당자 D 씨는 "어떤 의원이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상시 대기 상태"라면서 "이거라도 먹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감 기간 피감기관 담당자들은 의원들의 질문에 대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대기해야 한다. 팀 단위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다시 국회로 복귀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부 담당자들은 소통을 늘리기 위해 직접 의원실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복도 벽에 기대서 쪽잠을 자거나, 휴대전화로 유튜브 중계를 켜둔 채 졸고 있는 담당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한 피감기관 담당자 E씨는 예상 퇴근 시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일정이 모두 끝나야 가능한데, 아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웃어 보였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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