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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선 92호 지상법문 -見山是山 見水是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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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7-06 17:01 조회4,3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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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의 신 초록은 눈이 시릴 정도로 무성합니다. 그대로 綠陰芳草(녹음방초)입니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파란 눈을 가진 외국인들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그들은 한국의 사찰이 사찰이 산세가 수려하고 풍광이 뛰어난 곳에 위치해서 아름답다 합니다. 더불어 도량은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으며 스님들의 인상은 맑다고 얘기합니다. 벽안의 이방인들 눈에 출가 수행자들은 참 평화롭게 보일 것입니다.

    중국 송대의 길주 정거사에 주석하신 청원선사는 상당법어를 통해 見山是山 見水是水 見産不是山 見水不是水 見山只是山 見水只是水-傳心法要- 노승 30년 전 참선하기 이전에는 산은 청산이요 물은 녹수이었다. 그러던 것이 그 뒤 어진 스님을 만나 깨침에 들어서고 보니,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더니, 마침내 진실로 깨치고 보니, 이제는 산이 의연코 그 산이요 물도 의연코 그 물이더라. 그대들이여 이 세가지 견해가 서로 같은 것이냐 서로 다른 것이냐?

    삼각산에 머문지 15년이 되갑니다. 요즘 들어서 청원조사께서 하신 상당법문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스님의 법어를 해의(解義) 한다면 “처음 본 산은 지금까지 인식하고 있었던 일종의 산에 대한 선입관의 경계에 그친 산이었고, 두 번째 산은 그 선입관을 털어내고 수행의 경계에서 보니가 전에 보았던 산은 산이 아니고, 마지막으로 본 산은 마음의 경계가 무너져 我他(주관과 객관)가 없어진 진정한 깨달음(眞空妙有)의 경계에서 본 산, 즉 이름과 형상으로서의 산이 아니라 실상 그대로 산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보는 주체인 선사와 보게되는 대상인 산과 물은 그대로인데 판단하는 인식만 달라졌을 뿐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 세상(역사)에 대한 인식에 견주어 보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많은 국민들과 불자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차별 없는 사회에 대한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언저리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삶과 우리 사회의 가치에 대해서 재고하는 것 같습니다.

    자유와 평등, 평화는 만생명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우리가 부처님 법을 최고의 수승한 진리라고 여기고 수행하는 것은 대자유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신회는 마음과 마음이 건네지는 소통을 통해 가능합니다. 거기에는 정직이라는 깨끗한 마음과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평등한 자비심이 있을 때 아름답게 보입니다. 부처님은 금강경에서 진리는 평등해서 높고 낮음이 없다(是法平等 無有高下)고 하셨습니다. 진정한 소통은 선입관의 경계가 무너져, 있는 그대로의 만남과 대화여야 합니다. 유월의 신 초록이 시간과 슬픔, 죽임이라는 무상 경계를 노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山是山 水是水가 이름과 모양이 끊어진 실상이 되기를 모두에게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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