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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에 갇혀 오줌싸고 난리…”
“(전북)부안에서 (경기)부천, 오후 1시쯤 출발해서 자정에 도착. 출발은 더 아래 지방에서 해서 오늘만 휴게소 포함 운전 13시간 했는데요. 2㎞ 구간 지나는 데만 5시간 걸렸어요. 서해안 행담도 가는 길 너무 막혀서 티맵 내비게이션에서 국도로 안내하길래…논두렁 길로 갔더니 고립됨. 수백 대가 논길에 갇혔는데 논두렁 옆길에서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오줌싸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9월17일 추석 당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귀성객이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속속 공유된 사진에는 귀경길 차량으로 가득 찬 가을 들판 논길이 보시노펙스주가
였습니다. 이른바 ‘2024년 한가위 내비게이션 대란’이 벌어진 곳은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평택호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습니다. 극심한 고속도로 정체를 피하려던 운전자들이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안내’를 믿고 국도와 비포장길로 들어섰다가 농로에 갇힌 것이었죠. 차량 한 대만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에 수백 대의 차량이 몰리면서 사람들은 완전히 고립됐습니다.야마토2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티맵 “도로 등급 세분화…대책 연구”
관련 사진과 글들이 언론 보도로 확산하면서 기업 대표가 사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종호 티맵 모빌리티 대표는 지난해 추석 직후 연 기자주식선물옵션
간담회에서 “국도 메인 도로가 극심하게 정체된 상황에서 예년 대비 주행 시간이 다섯 배 증가하는 트래픽 집중 현상이 발생했고, 차량이 알고리즘에 의해 이면도로로 유도된 것”이라며 “즐거움만 가득해야 할 추석 연휴에 이면도로 정체로 불편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티맵 모빌리티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이면도로를 전수 조사해서 야마토동영상
각 도로 별 등급을 더 세분화하고, 가중치를 좀 세부적으로 매기는 방안을 지금 검토하고 있다”며 “진입하는 차 대비 현저하게 나오는 차량이 적을 경우에는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개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SBS 뉴스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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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명절 내비 사용법’
티맵이 대책을 내놨지만 사용자들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제시하는 ‘실시간·최적의 경로’를 따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굳건하게 믿었다가, 좁은 길에 몰려 갇힌 경험이 그만큼 강렬했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예상을 초과하는 차량이 몰리면 내비게이션과 같은 ‘알고리즘’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현명하게 내비게이션 이용하기’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다음 세 가지 방법이 추천됩니다.
우선, ‘최소 시간 경로 탐색’ 설정을 해제할 것을 추천합니다. 이 설정은 도로의 차선 수나 운전 편의성 등 다른 모든 요소를 배제하고 오직 ‘시간’이라는 단일 변수에 기반을 둬 경로를 검색하도록 알고리즘에 명령합니다. 지난해 추석에 논란이 된 논두렁길이나 샛길 같은 ‘이면도로’(보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좁은 길)는 내비게이션 체계의 ‘사각지대’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사건 이후 내비게이션 운영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면도로의 교통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경로 검색 옵션에서 ‘ 큰길 우선’을 선택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내비게이션 하단에 경로 정보 창을 보면 ‘최소시간’, ‘무료도로’와 함께 ‘큰길 우선’과 같은 다양한 경로 옵션이 나타납니다. 명절 귀성·귀경길에는 고속도로와 국도로 구성된 ‘큰길’로 다니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실시간 경로 탐색’ 기능을 끄는 것도 가능합니다. 실시간 경로 탐색 기능이 켜져 있으면 주행 중 전방에 정체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의 동의 없이 앱이 자동으로 더 빠른 길(샛길이나 이면도로)로 경로를 변경하거든요.



티맵 누리집 갈무리


운전자의 경험과 직감…알고리즘을 거부하라
주행 중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은 길이 좁은 마을 안길이나 비포장 농로라면 우리는 망설여야 합니다. 교통 체증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은 시간 몇 분을 절약할 수 있다고 ‘좁은 길’을 안내했을지 모르지만 주행이 불가능한 좁은 폭의 도로일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무시하고 원래 가던 큰길을 계속 따라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내비게이션은 잠시 후 자동으로 경로를 재탐색해 큰길 기준으로 새로운 경로를 제시할 것입니다. 내비게이션이 아무리 정밀하더라도, 운전자의 경험과 직감은 알고리즘의 제안에 대해 최종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갈무리


티맵 “TF 꾸려 실시간 모니터링…문제없을 것”
티맵 쪽은 지난해 ‘논두렁 사태’는 이례적인 사건으로, 올해는 비슷한 사건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티맵 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해 일은 전년 대비 다섯 배 이상 많은 교통이 단시간 안에 급증하면서 오류가 발생했던 측면이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도로 등급 세분화나 알고리즘 가중치를 조정했고, 일단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해 이번 추석 연휴 때에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휴 기간 내내 교통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티맵은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는 내비게이션 사용 노하우 등을 이용하지 않아도 올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년보다 길어진 연휴에 교통량이 분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티맵 모빌리티는 과거 티맵 명절 기간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광주·부산·대전·강릉 등 주요 지역의 일별·시간대별 이동 소요 시간 예상치를 분석해 공개했습니다.
귀성길은 10월4일과 추석 당일인 6일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추석 당일은 정오가 가장 혼잡할 전망이고, 추석 다음 날인 7일과 8일 낮에도 일부 혼잡이 이어지지만 8일 오후부터는 평소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