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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종 모양의 포물선을 인생 곡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가정은 틀렸다. 삶의 궤적은 이런 모양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 곡선을 따라가면 당신은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는 긴 짐승처럼 낭패(狼狽)를 당할지 모른다. 전반부에 번 돈으로 후반부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운 좋은 소수에 불과하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YNK코리아 주식




이 그림이 평균 수명 100세 시대의 ‘진짜’ 인생 곡선이다. 봉우리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단봉낙타가 아니라 쌍봉낙타를 닮았다. 생애 중반부를 기점으로 새로운 오르막이 시작된다. 다시 산을 오르란 뜻인가. 그렇다. 중년(中年)은 산 정상을 향해 내달릴 때가 아니라 두 번째 주식소액투자
인생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나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해석을 바꿔야 한다.
첫 번째 봉우리의 이름은 ‘성공’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떻게든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지땀을 흘려가며 산을 오르는 시기다. 성공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우리는 누구나 성공을 추구한다. 두 번째 봉우리는 따로 정해진 이름이 없다. 각자가 바라고 소망하는 ‘이름표옵티머스빅이벤트
’를 붙이면 된다. 생애 전체를 놓고 이루고 싶은 꿈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에 10년간 흘린 땀으로 전반부 20년을 살고, 50대에 10년간 투여한 에너지로 후반부 20년을 사는 것. 이 ‘10+20’ 공식을 두 번 반복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맞는 생애 주기(life cycle)다. 이 공식에 따르면, 후반부는 전반부의 부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인터넷릴게임
가깝다. 전반부는 후반부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보는 게 맞다. 진짜 바라는 꿈과 소망은 후반부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년기에 접어든 이들 대다수가 정년 이후의 삶을 걱정한다. 정확히 말하면,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30년이 넘는 긴 시간의 강을 무사히 건너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조건반사처럼 돈을 먼저 떠올린다. 개인의 삶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각자도생의 세상을 살아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노년의 빈곤은 곧 재앙이다. 그렇다면 돈만 충분하면 좋은 삶(good life)을 살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돈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돈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좋은 삶을 살려면 돈 말고도 준비해야 할 요소들이 더 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정의와 해석이 존재한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좋은 삶 자체가 아니라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조건’이다.
선배들의 삶에서 교훈을 얻자면, 좋은 삶을 위한 조건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건강, 돈, 놀이, 관계다.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돈이 필요하며, 자신만의 놀이가 있어야 하고, 가까운 이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 가야 한다. 생애 후반부를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이다. 기둥이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것처럼, 이것들이 있어야 삶의 무게를 버텨낼 수 있다. 나이를 먹으면 잃는 것도 있지만 얻는 것도 있다. 열정과 패기는 줄지만 경험과 연륜은 두터워진다. 시력은 나빠지지만 세상을 보는 시야는 깊어진다. 어디가 숲이고 어디가 늪인지를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고,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을 알게 된다. 삶을 길게 산 이들만이 터득하게 되는 특별한 능력이다. 이 힘이 후반부 삶의 디딤돌이 되어 준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지만 동시에 파종(播種)의 시기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이듬해 봄에 열매를 맺는 식물의 씨앗은 가을에 뿌린다. 언 땅에서 겨울을 난 채소가 훨씬 달고 맛난 법이다. 삶은 하나가 아니라 두 덩어리라는 것. 이 생각의 차이가 인생 항로를 다른 방향으로 인도한다.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더라도 하늘에 반짝이는 당신의 ‘별’을 따라가면 무사히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문진수의 당신이 몰랐던 진짜 은퇴 이야기는?

문진수 작가는 학원 강사, 대기업 간부, 보험 판매원, 중소기업 임원, 사회적기업 대표, 비영리 재단 활동가, 공공기관 상임이사 등 다양한 섹터를 넘나들며 살아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은퇴의 정석’ ‘은퇴 절벽’을 출간했고, 정년을 앞둔 분들을 대상으로 생애 설계에 대한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돈이 선하게 쓰이는 세상을 탐구하는 사회적금융연구원 대표이기도 합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생 주기(life cycle)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년과 은퇴, 노후에 대한 궁금증이나 고민이 있는 분은 ‘당신이 몰랐던 진짜 은퇴 이야기’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한겨레 이메일(ggum@hani.co.kr)로 질문을 보내 채택되시면, 문진수 작가가 격주 월요일마다 생애 후반부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소담한 지혜를 나누어 드립니다. 한겨레 로그인 콘텐츠 ‘오늘의 스페셜’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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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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