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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법 당국이 러시아의 전쟁 돈줄인 ‘유령 선단’ 소속 유조선을 멈춰세워 조사하고 있다. 이 배는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 나타난 정체불명 드론의 ‘해상 발사 기지’로 쓰였다는 의심을 받는다.
1일(현지시각) 르피가로와 프랑스24 보도를 보면, 프랑스 검찰은 지난달 27일 프랑스 서부 생나제르 앞바다에서 베냉 국기를 단 유조선 보라카이호를 나포해, 지난달 29일 선장·부선장으로 보이는 선원 두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날 전투복 차림의 프랑스 군인들이 갑판 등에 올라 선체를닥터제프
순찰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브레스트시 검찰청의 스테판 켈렌베르제르 검사는 선원들에게 우선 적용된 혐의가 “선박 국적 및 국적기 등록 미비”와 “(해사 당국의) 명령 거부”라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보라카이호가 러시아의 불법 행위를 도왔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2007년 건조된 244m 길이의 이 선박은 유럽연합(황금양털주식투자
EU)의 ‘러시아 유령 선단’ 목록에 올라 지난 2월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유럽연합 외에 캐나다, 스위스, 뉴질랜드, 영국 역시 이 배를 제재하고 있다.
유령 선단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국의 제재를 피해 원유 등을 거래하기 위해 동원하는 수백척의 배다. 대부분 위장 국기를 단 채 선박 보험을 들지 않으며, 추독새증권연구소
적을 피하기 위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끄거나 이름을 계속 바꾼다. 보라카이호의 경우 푸시파·키왈라 등으로 이름을 고쳐왔고, 가봉·마셜제도·몽골 국기를 단 적도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코펜하겐에서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배의) 승무원이 중대한 과오를 저질렀다. 따라서 사법절차가 필요하다”주식고수
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유령 선단은) 600∼1000척 규모로 러시아에게 수백억유로를 안겨준다. 특히 우리(유럽연합)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의 40%를 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라카이호가 최근 코펜하겐 상공에 출몰한 국적불명 드론의 발사대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배는 지난달 20일 러시오일관련주
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발트해안의 프리모르스크 항구를 출발해 지난달 22일 코펜하겐 주변을 지났다. 같은날 밤 8시26분께에는 북유럽 최대 공항인 코펜하겐 공항 활주로 상공에 드론 2∼3대가 목격돼, 공항 이착륙이 중단됐다. 누가 이들 드론을 날렸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덴마크 당국은 러시아를 유력한 ‘범인’으로 보고 있다.
코펜하겐 해역을 벗어난 뒤 행적도 의심스럽다. 보라카이호는 애초 이달 말 인도 북서부 바디나르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바디나르는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로스네프트가 49% 지분을 가진 정유소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프랑스·영국 사이 라 망슈 해협(영국 해협)을 지난 배는 갑자기 프랑스 서부 해안으로 방향을 꺾어, 생나제르 앞바다 해상 풍력단지 주변에 멈춰있었다.
해양 전문 매체 마린 이그제큐티브는 보라카이호가 “드론 발사 플랫폼” 또는 실제 드론 발사 지점을 교란하기 위한 “미끼”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령 선단 배들은 세계 각지에서 정보 수집·해저 시설 파괴 공작을 벌인다는 의심도 받는다. 프랑스 해군 예비역 장교 출신의 국제분쟁 분석가 스테판 오드랑은 르피가로에 “핀란드·스웨덴 정부는 ‘유령선박’들이 닻을 늘어뜨려 해저 케이블을 건드리거나, 해군 기지 인근에서 비정상적으로 속도를 줄인 사례를 발견했다”며 “이 배들의 임무는 자주 ‘하이브리드’(복합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보라카이호가 코펜하겐에 드론을 날렸을 가능성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러시아는 수년간 (유럽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행위자였다. 사이버 공격을 반복하고, 핵 위협을 벌이며, 지금은 영공에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 당국이 보라카이호 한척만 조사해 드론 발사 혐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예상도 나온다. 용의 선상에 오른 선박이 여러대인 탓이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는 보라카이호 외에 지난달 22일 코펜하겐 해역을 지나던 ‘아스트롤1’(러시아 국적), ‘오슬로 캐리어3’(포르투갈 국기·러시아인 선원) 등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중 아스트롤1은 드론 출몰 당시 코펜하겐으로부터 50km 미만 거리에 있었고, 지그재그 꼴로 수상한 기동을 했다.
스테판 오드랑은 “항구 도시 코펜하겐은 물가에 있어 지형 장애가 없고 전자 간섭도 적다. 드론은 추적하기가 어렵다”며 “결국 증거가 없으면, 부인만으로 (러시아가 혐의를 벗기에) 충분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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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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