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완화' 카드 꺼내며 공급 메시지 부각 총력집값 상승 우려 '딜레마'에 논의 속도조절 나설 듯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유지를 약속했던 대선 공약을 뒤집으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완화·폐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흔들리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공급 시그널'을 부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행 유지를 약속했던 대선 공약을 뒤집으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완화·폐지 카드까지 거론했지만, 중장기적상승전환
공급 확대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리며 당이 '딜레마'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초환 완화 여부와 관련해 "개인 의원들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나온 수준"이라며 "현재 당황금성배당줄
차원의 입장을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재초환은 재건축 시 조합원 1인당 8000만 원을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 최대 50%를 국가가 분담금 형태로 환수하는 제도로, 민주당은 대선 당시 재초환의 현행 유지를 공약했고, 윤석열 정부의 폐지 추진에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여론 백경릴게임
악화로 당내에서는 그간의 기조를 뒤집고 완화 또는 폐지 카드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복기왕 의원은 지난 23일 "(재초환을) 대폭 완화하거나, 폐지해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결정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고,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유예기간을 훨씬 늘리거나 주식투자정보
폐지하는 두 가지 방안을 국토위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중장기적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민주당 주택시장 안정화 TF 단장을 맡은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김주식분석사이트
원내대표. /남윤호 기자



그러나 재초환 완화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공급 기반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강남권 등 재건축 대기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자극돼 시장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도부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당내에서도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재초환 문제는 워낙 논쟁적인 사안 아닌가"라며 "이번 대책에 공급 등 추가 조치가 포함되지 않은 만큼 논의 물꼬를 틀 수는 있지만, 아직 10·15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만큼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초환) 완화에 반대하는 당내 의견도 적지 않다"며 "시장 반응을 좀 더 지켜본 뒤 천천히 대책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부동산은 심리전이라 시장 반응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며 "재초환 현행 유지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제기한 의견일 뿐, 대안 차원에서 거론되는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에 비해 재초환 완화 논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재건축을 전제로 한 조치라 보유세 문제보다는 파급력이 크지 않아 비교적 가볍게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급 시그널'을 통한 심리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폐교와 면허시험장 등 도심 유휴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으며, 주택시장 안정화 TF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군·구별 공급 세부 계획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TF 소속 한 의원은 "지금껏 시·군·구 단위까지 공급 지도를 낸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국민들에게 안심 신호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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