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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술이 녹슬었어.”
녹슬었다고? 녹슬었다는 말을 사람에게 써도 되나? 가만, 사람에게도 써도 되지. ‘머리가 녹슬었다’는 표현이 있잖아. 하지만 색이 변했다는 뜻으로 사람에게 쓰는 건 처음 들어봤어. 나쁘지 않은데?
사전을 찾아볼까? ‘쇠붙이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색이 변하다. (비유적으로) 오랫동안 쓰지 않아 낡아지다.’ 이번엔 9살 다람이가 만든 사전을 찾아보자. 다람이에게 ‘녹슬다’라는 말은 ‘예쁘게 반짝이던 것이 빛을 잃어 어두운색을 띠다’라는 뜻이라고 해. 엄마가 아프거나 추워서 입술이 색깔이 달라진 걸행복투자
보고 ‘녹슬었다’고 표현했나 봐. 동시에 나올 법한 표현이지 않아?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은 사전을 만드는 엄마가 9살 다람이가 만든 낱말 사전을 가지고, 우리도 각자 나름의 낱말 사전을 만들어보고, 상상도 해보고, 주어진 질문을 가지고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게 만든 책이야. ‘9살이 만든 사전이면 엉터리 아냐?’라고 생각적정주가
할 수 있겠지만, 어? 사전하고 비슷하게 쓴 단어도 많고, 기발해서 웃음이 나오는 단어들이 적지 않아.



주니어마리 제공


‘뿔’이란 단어를 가지고 다람이는 “엄마가 화날 때 솟아나는 딱딱한 새싹. 또는 그런 엄마의 화무료 릴게임
”라고 썼어. 국어사전에선 뿔을 ‘동물의 머리에 난 단단하고 뾰족한 것’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 나고 분한 감정’이라고 정의하고 있어. 꽤 비슷하지? ‘국어사전과 다르면 어떻게 하지?’ 걱정하지 말고,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것과 최대한 가깝게 써보려고 해봐. 그럼 어느새 꽤 그럴듯한 나만의 사전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지은이 선생님이 던지는 ‘못된 송아지릴게임가입머니
엉덩이에 뿔이 난다’는 어떤 뜻인지 써보세요, 라는 질문에 답하다 보면 우리말 속담에 대한 지식도 하나하나 늘어날 거야.



주니어마리 제공


맞아, 단어를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은 훈련이야. 잘 아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동영상황금성
데 막상 써보려고 하면 쉽지 않아. 어른들한테도 말이야. 단어를 정의 내리는 게 쉽지 않은 건, 여기에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공부라는 활동의 핵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야.
공부를 엄청 많이 한 박사님들도 논문이나 책을 쓰려고 해도 거기서 다루는 중요한 단어들을 나름 틀 지운 뜻으로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계속 써 내려갈 수가 없어. 단어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캐물어 가면 철학이란 학문에 가까워지고, 반대로 단어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맞다고 생각하는 뜻에 머물지 않고 나름의 새로운 뜻을 부여해 주면, 시가 되는 거지. 나만의 사전 만들기, 꽤 괜찮은 거 같은데?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