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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며그랑 콜레오스 원툴로 비판 받던 르노의 전기차 야심작 '세닉' 넉넉한 실내공간에 편의 강화한 점 돋보여



르노의 전기차 '세닉'과 함께 600km 이상을 달리며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르노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를 확인해 봤다. /서울 마포=오승혁 기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차는 나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삶의 일부다." -엔초 페라리(1898~1988)

매년 수백 종의 신차가 쏟아지는 시대.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넘쳐 나는데, 정작 제대로 된 ‘팩트’는 중국증시전망
귀하다. ‘팩트 DRIVE’는 <더팩트> 오승혁 기자가 직접 타보고, 확인하고, 묻고 답하는 자동차 콘텐츠다. 흔한 시승기의 답습이 아니라 ‘오해와 진실’을 짚는 질문형 포맷으로, 차에 관심 있는 대중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준다. 단순한 스펙 나열은 하지 않는다. 이제 ‘팩트DRIVE’에 시동을 건다. <편집자 주>
[더팩트｜강원도 강릉=오온라인증권투자
승혁 기자] "자동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우리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다." – 르노 창업자 루이 르노(1877~1944) 이번 '오승혁의 팩트 DRIVE'는 르노 창업자의 말로 시작한다. 기업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차를 불편하고 특이하게 만든다는 밈이 생길 정도로 혹평 받던 르노가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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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는 출시 1년 만에 5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SUV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MPV 전기차 '세닉'으로 '원투'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원'에 나가는 잽으로 상릴게임 확률
대를 긴장시키고 '투'에 뻗는 스트레이트로 상대의 급소를 제대로 타격하는 '원투' 공격은 복싱을 비롯한 격투기 종목에서 기초이자 가장 중요한 공격 콤비네이션이다. 르노가 그랑 콜레오스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힘차게 잽을 던졌다면, 세닉은 전기차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차량 업계에 투를 던지는 셈이다.
세닉은 2024년 '유럽 올해의 차'에 체리마스터
선정된 모델로,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와 87kWh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넉넉한 실내공간과 545L의 트렁크 용량을 제공하며, 12인치 디스플레이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기본 탑재했다. 차량 소재의 24% 이상을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고, 전체 차량의 90%가 재활용 가능하도록 설계해 친환경성도 강화했다.
르노가 1990년대에 MPV(Multi-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 라인업으로 첫 출시했던 르노는 전동화 시대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팩트>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부터 강원도 가뭄 취재를 위해 떠났던 강릉을 왕복했고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등지에서 세닉으로 600km 이상을 달렸다. 그럼 지금부터 세닉에 대해 알아보자.
Q. 세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A. 공간 활용성이다. 세닉은 1990년대 중반 첫 출시 이후 30년 넘게 이어온 르노의 대표 MPV다. 5세대 전기차 모델에서도 전통을 놓치지 않았다. 실내는 운전석에서 핸들과 거리를 두고 편하게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인 남성 평균 보다 큰 주먹 두 개가 들어가는 레그룸을 확보한 뒷좌석을 갖췄다
뒷좌석이 이렇게 여유있는 상황에서도 운전석과 동승자석도 꽤 편한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다. 깊은 트렁크, 평탄화하면 성인 두 명과 어린이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시트로 가족·레저·캠핑에 모두 대응할 수 있다.
Q. 디자인과 편의사양은 어땠나?



높은 만족도를 안긴 ㄱ자 형태의 르노 세닉 디스플레이 구성. /르노



A. 차량을 수령하고 운전석 옆에 위치한 ㄱ자 형태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키오스크를 활용한 주문이나 세로로 보는 숏츠 영상, 스탠 바이 미와 같은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

또한 공기청정 모드를 통해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외관은 각졌지만 길게 뻗었다. 미니밴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모았던 카렌스의 디자인을 2025년에 맞춰 재해석한 스타일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4470mm, 폭 1864 mm, 높이 1571 mm에 휠베이스는 2785mm다. 트렁크 공간은 545리터고 무게는 1842kg다.
USB 포트만 6개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전기차의 특성에 맞게 이용자의 엔터테인먼트에도 신경 쓴 모습이다. 여러 대의 전자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면서 사용할 수 있어 차박, 캠핑 등의 취미 활동에도 적합해 보인다.
다만, 기어 변속 레버는 직관성이 떨어져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핸들의 오른쪽 위에 위치한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여 기어를 변속하는 방식은 적응하기 전까지 혼동을 안겼다. 취재기자 역시 시승 중에 전진·후진 전환에서 혼란을 겪거나 와이퍼 버튼을 실수로 같이 눌러 화창한 날에 차창을 힘껏 닦기도 했다.



르노 세닉은 MPV 답게 차체에 비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했다. /서울 마포=오승혁 기자



Q. 전비와 주행 성능은?

A. 공인 전비는 5.4km/kWh다. 실제 강릉 왕복 취재에서 스포츠 모드로 달리고 강하게 에어컨을 켰을 때 배터리 소모가 빨랐지만, 에코 모드 주행에서는 안정적이었다. 주행 상태와 주변 환경,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가성비 주행에 신경 쓴다면 한 번 완충으로 500km 이상의 주행도 가능해 보인다.
또한 컴포트, 스포츠, 에코, 페르소 모드 등으로 주행 스타일을 정할 수 있다. 이름만 다르고 실제 주행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는 경우도 더러 있는 다른 차량과는 달리 르노 세닉은 주행 모드에 따라 확실하게 차량의 성격이 변화된다.
실제로 새벽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강릉까지 고속도로 구간을 달릴 때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자, 스포츠카마냥 힘차게 달리는 세닉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서울로 돌아로는 길에는 전비를 높이기 위해 에코 모드로 주행하자, 정숙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모드 변경에 따라 차량 내부의 조명이 보라색, 주황색, 초록색, 푸른색 등으로 변하며 각기 다른 주행에 따른 감성을 더하는 점도 장점이다.
Q. 친환경 포인트도 있던데?
A. 맞다. 국내 생산을 강조하는 그랑 콜레오스와 달리 세닉은 프랑스에서 생산되어 전량 수입된다. 탄소 배출 제로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는 유럽의 기조에 따라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내장재에 적극 활용했다.
심지어 세닉을 폐차할 때 대부분의 부품이 재활용 가능하다. 전기차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르노의 방향성이 읽힌다.
Q.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나?
A. 충전구 위치다. 주차장마다 다르지만 후진으로 인한 사고를 걱정해 전기차 충전 시설의 전면 주차는 요구하는 곳도 더러 있다. 그런데 르노 세닉의 충전구는 동승자석의 앞부분에 있다.
다른 차량들이 대부분 후면에 주유구나 충전구가 있는 것과는 다른 구조다. 이로 인해 충전을 위한 주차에서 몇 차례 불편함을 경험했다. 또한 통풍 시트의 부재는 여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한국에서 소비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세닉의 트림별 가격은 테크노 5159만원, 테크노 플러스 5491만원, 아이코닉 5955만원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스탠다드 4740만원, 롱레인지는 5064만원부터 시작하는 점과 기아의 EV6도 스탠다드 4660만원, 롱레인지 5060만원부터 시작하는 등 세닉 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점이 아쉽다.
르노는 최근 그랑 콜레오스로 국내 판매량을 끌어올렸지만 ‘원툴 브랜드’라는 비판도 받았다. 세닉은 그 비판을 넘어서는 ‘투 스트레이트’ 같은 모델이다. 전동화 시대에도 MPV의 가치를 이어가며, 르노의 ‘효자 차’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비슷한 가격대에 여러 선택지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구매를 앞둔 이들의 고민이 더 이어질 듯하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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